# 미츠바편과 연계됩니다.
- 하늘 아래 같은 피를 나누고 혈육의 정을 나눴던 사람이 죽는다면, 울어야 할까. 아니면 끝까지 웃어주며 잘가라 손을 흔들어줘야 할까.
아마도 그 날의 하늘은 꽤나 청명하고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대비되리만큼 죽어버린 적갈색의 눈동자는 언제나 그렇듯 귀찮다는 기색을 띈 채로 무의미하게 하늘을 담고 있었고, 미의 의미가 그 눈 속에서 퇴색된다 생각했었다. 아마도 그 눈에 담고 있었던 것은 만사를 귀찮아하는 그 몸뚱아리를 움직이게 하는 과거의 연이 아닐까. 그리 예상하면서 막연히 씁쓸해지는 입 맛이 썩 좋지는 않다.
형씨를 눈에 담고 어쩌면 귀찮아하는 모습에 조금씩 그 모습을 보여달라며 뻔한 장난질을 칠 때 부터 그 무의미한 인연에 연연해 하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고, 지금도 마찬가지. 그건 형씨 잘못도 있는거에요. 형씨가 귀찮아하고 세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그 눈동자에 날 담으며 짜증스러워할 때 찡그린 미간이, 미치도록 발정나게 하니까. 날 더러 도S왕자라면서 피하지 않은 그 쪽 잘못인게 맞지. 히지카타와 다르게 다 받아주는 것도 그렇고.
" 자고 있는 긴상을 부른 이유가 뭘까, 소이치로군?"
" 타바스코를 부을까 하다가 부탁할게 있어서, 형씨가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고."
" 내가 왜 아직 해가 중천인데 잠도 못자고 소이치로군의 말을 들어줘야 하는거지?"
지독히도 무심한 눈동자에 새겨진 감정은 권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히지카타의 말은 잘 들어주는 주제에 차별이라도 하는 건지. 아, 그 때 코에 타바스코를 부을 걸 그랬어. 괜히 참았잖아.
" 형씨 그냥 부탁 좀 들어주면 안될까?"
" 어이, 자던 사람 깨워서 부탁을 들어달라 하면 누가 들어주겠냐고."
잔뜩 귀찮다는 어투로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는 모습이 아니꼬워 그대로 정강이를 내려차려다가 또, 그 세상 만사를 무의미하게 사는 눈동자를 바라보며 그 눈동자에 떠오르는 권태에 그저 헤실 웃는 것으로 대체한다. 사카타 긴토키. 백야차라 불렸던 주제에 물러터져서, 결국 나도 당신이 아는 축에 속하니까, 애원하면 받아줄 거 아니야. 결국 당신은 인연에 약하니까. 당신의 사명은 지키는 거 잖아?
" 나한테 하나 뿐인 누님이 오셨다구요. 매번 내 친구관계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스트레스 받으면 병이 악화되니까..."
"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소이치로군 근데, 누나도 있었어?"
" 단 하나 남은 가족이죠. 뭐. 누님은."
푸른 하늘의 미를 퇴색시키며 짙게 갈아앉아있던 눈동자가 찬연히도 빛나는 그것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안경이나 차이나 걸 앞에 설 때면 보이던 단호하면서도 한 없이 다정한 눈길. 그것이 당신의 사명이기에 언제나 사명을 짊어질 때면 살아나는 거겠지. 누군가를 지킨다는 사명과 별거 아닌 인연에 얽매이면서도 그들과 함께 가고자 하는 사명 말이야. 그래, 형씨의 그 약점을 건드리면 도와줄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예상대로 반응할 줄은 몰랐는걸.
" 흠, 파르페 3개. 아니면 안 가. "
" 그 정도야 어려울 것도 없지. 그나저나 프라페정도로 오케이 하다니 생각보다 싸네요. 형씨."
" 뭐, 소이치로군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지만, 적어도 가족이라면 도와줄 법 하지. 단지 당분이 좀 부족해서..."
결국 그 썩어가는 눈동자는 반 쯤 당분 부족에 의한 것인가. 참 웃기는 양반이야. 개 밥 먹는 그지같은 놈이나, 당분에 환장한 사람이나.
그럼에도 두 눈에 가득히 띄워올린 생기는 그의 초라하기 짝이 없던 어깨를 넓어보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하게 자리하는 그 어깨는 지키는 자, 수호의 목적으로 그토록 단단한 것일까. 쓸 데 없는 상념일 뿐이라며, 고개를 내젓고는 그대로 배틀로얄 호스트로 들어섰다.
" 누님! 여긴 제 친한 친구인 사카타 긴토기."
" 어이, 언제부터 친구라고...
무릎 위에 올려진 손이 파르르 아주 잠시간 떠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입에 재갈을 물려서라도 당분 섭취를 막았겠지만, 걱정스런 얼굴로 누님이 바라보고 계신 모습에 한 숨을 내쉬며 파르페 3잔을 주문했다. 아마 누님이시라면 내가 못 먹인 엿을 대신 순수한 마음으로 건네 줄 수 있겠지. 타바스코라던지... 누님 믿습니다.
" 이거 친구라고 해야할까, 이미 동생같은 녀석이 되어 버렸달까요.. "
흘러가는 낮고 단정한 목소리에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미소를 보여주는 누님의 모습에 실소가 터져나왔다. 어째서 누님이 형씨에게 웃어주는게 이렇게 짜증스러운건지. 타바스코가 잔뜩 뿌려진 파르페를 강제 아닌 강제로 삼키며 죽을 듯이 고통스러워하는 그래, 평소에 당신에게서 보고자 했던 모습에도 짜증스러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누님이 웃는 다는 것은 히지카타놈이 없어도 더 없이 해맑게 웃는 모습은 분명 좋아해야 하는데, 좋다가도 울컥 우울해지는 기분에 억지로 끌어올린 입매가 무표정하게 굳는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대로 울상이 되어버릴까봐.
" 그렇지 않나. 소이치로군."
" 소고입니다."
" 아아, 그렇지 소이치로군."
" 소고입니다."
약간은 투정섞인 목소리에 의아하다는 감정을 그대로 담은 적갈색 눈동자가 나를 향한다. 소이치로군 혹시 소이치로군도 타바스코를 먹고 머리가 어떻게 된건 아니지?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뒤를 따랐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한정적이었다.
소고입니다. 누님을 위해서 그렇게 불러주세요. 누님이 걱정하시면 형씨를 빵에 가둬버릴테니까.
어이, 어이 협박은 그 정도로 하라고 무섭잖아.
키득거리는 목소리가 귀에서 울린다. 그리고 다시금 말을 건네오는 형씨의 목소리에 청량하고 맑은 누님의 웃음소리가 그 뒤를 따른다. 나직하면서도 어쩐지 편안한 목소리가 웅웅거리며 흘리는 분위기는 더 없이 편안했다. 어쩌면 누님이 형씨와 보다 일찍 만났더라면 그 둘을 응원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둘 사이에 흐르는 다정다감한 분위기가 심하게 기분에 거슬리면서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가 없었다.
누님은 약혼자과 결혼하기 위해서 왔다면서. 라며, 스스로 본능적으로 드는 생각에 소름이 끼쳐온다.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소고. 누님 앞에서.
-
"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
" 소고, 정말 고마워..."
" 하루정도는 진선조에 머물러도 될 텐데.. 약혼자의 집에서 주무시는 거에요. 누님?"
" 아무래도 여기서 이것저것 할 일도 많고 말이야. 그나저나 사카타씨도 오늘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 뭐, 그런걸 가지고. "
어쩐지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리며 그리 많은 추억을 쌓아오지도 못한 가족 간에 단 한 명의 외부인이 뒤흔들고 간 잔재는 생각보다 긴 여운을 남기는 듯 했다. 그 어느순간보다도 다양한 감정에 휘둘리면서도 즐거웠던 것은 처음이었으니까. 샛별같이 빛나는 누님의 눈동자는 처음 돌아왔을 때 보다도 건강해보이기도 했고.
" 누님 먼저 들어가세요. "
" 소고.. 저.. 그 분은?"
" 그런 놈과 뭘 만나려고, 오늘 아침에도 아무 말도 안 하고 일하러 갔어... 나쁜 자식 같으니라고."
더 이상 쏟아지는 말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아 바로 뒤돌아서니 손목 가를 살짝 스치는 따듯하고 단단한 손이 위로라도 하는 양 그저 온기를 보내왔다. 그래봤자, 그 자식은 오지도 않을텐데, 그래봤자 누님이 기다리는 그 자식은 끝까지 오지 않을테니까. 그러니까. 그 자식은 그랬으니까. 뒤에서 흐려지듯 들려오는 소리가 소란스러워짐을 느꼈으나 그 속에서도 여전히 단단히, 담백하게 흘러나오는 말투 나직한 목소리에 누님은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그 안심은, 세상을 무의미한 색채로 물들이는 남자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으나, 동시에 잘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리 안심했다.
결국 돌고 돌아도 그 자식의 면상을 봐야한다는 사실이 진선조 내로 들어서는 발걸음을 막았지만, 미츠바, 누님이 쓰러졌다는 소리에 순식간에 온 몸에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은 세상 처음 겪어보는 것임과 동시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임에 틀림없었다.
형씨, 누님이 잘 못 되면 형씨 눈에 타바스코를 뿌려버릴테니까 제발...
그 누구보다도 형씨가 가장 가까이에 있었고, 왜 인지는 몰라도 그 자식보다 형씨가 먼저 떠올랐으니까. 형씨 그러니까...
-
" 여러분 혹시 그 제복...진선조에서 나오신 분들이십니까. 그러면, 미츠바의 남동생분과 친하십..."
저택 내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다만 가만히 듣고 있자니 누님은 무사한 듯 싶었다. 눈을 흘깃이며 바라보니 그 자식과 지미, 그리고 불 빛 아래 확연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허여멀건 존재. 형씨가 세상 편안한 행색으로 앉아있다. 꿇어앉은 저택의 주인은 그다지 신뢰는 가지 않았으나 나름대로 예의는 갖춘 사람이라며 돌아서려던 찰나에 그 말이 발목을 잡았다.
" 친하긴 누가 친하다구요? "
" 소고 군!"
여태 그 뒷모습만 보여주던 남자가 내 목소리에 반응을 보이며 보여주는 얼굴에 안심을 한다. 대체 왜?...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워지는 머리를 비우며 단지 그 얼굴에 살아있는 눈동자를 가볍게 스치듯이 바주한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적갈색의 눈동자에 배인 따스함이 흐르고 히지카타의 목에 발도술을 날리지 않도록 그의 평온한 눈이 나를 내리 누른다. 진심으로 죽여버릴려고 했는데.
" 소고 군, 와 주었는가? 미츠바 씨가"
" 이게 누구십니까, 히지카타씨. 이런 데서 만나다니, 별난 우연이군요. 무슨 낯짝으로 누님 앞에 기어왔어?"
그렇다고 화를 참는 것도 몸에 안 좋다고 했으니까. 벼려놓은 검처럼 날카롭고 매섭게 치켜뜬 눈을 찔러버리고 싶은 마음을 줄이며 신랄하게 말을 꺼내보지만 그 얼빵하기 짝이 없는 얼굴에 띄어올리는 감정도 대답도 없이 오로지 묵묵부답. 옆에서 쨍알대는 목소리가 들리지만, 결국 그 어떠한 변명도 꺼내지 않고 방해를 했다며 자리를 비우는 모습에 괜한 짜증스러움이 배인다. 떠난 주제에 왜 홀로 당당한건데.
소이치로군. 씨근덕 거리지 말고 앉아서 이거나 먹어.
평온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에 위로를 받아버리고 만다. 홀로 전전긍긍하는게 우스울 정도로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 평온하기만 하다. 짜증이 식어버릴 정도로. 담담하고, 고담하고, 단단하고, 절대 깨지지 않을 수호자처럼.
그리고 마요라에게 한 번 가봐. 그 놈이랑 내가 비슷하다 생각해서 하는 말이지만, 아마도 이유가 있을테니까. 네 누님은 걱정하지 말고. 뭐 스토킹한다고 침대 아래 숨어있는 놈이 있는 것 같지만.
자기 앞 가림이나 잘하시죠. 형씨.
그나저나 엄청나게 매운 과자가 어디에서 파는 지 아나. 소이치로군?
-
이 곳에 올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등 떠밀려 오게 될 줄은 몰랐지만. 안을 들여다보니 그 자식이 검을 휘두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옛날부터 별로 마음이 안 들었던 종자였었다. 그래서 먼저 찾아오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 히지카타 씨. 한 수 배울 수 있을까요."
검은 그 누구보다도 솔직하다. 솔직하고, 마음이 흔들리는 만큼 검 끝도 같이 요동친다. 그러나 대련에서 드러내는 것은 살기가 아닌 담화. 내가 당신에게서 무엇을 읽어낼 지, 당신이 나에게 무엇을 답해줄 지. 형씨 말대로 행하고는 있지만, 네 놈이 내가 원하는 만큼 대답해주지 못한다면 진심으로 목을 따버릴 지도 모르지.
" 요즘 누님 뒤를 캐고 다니는 모양인데... 대체.. 무슨 속셈이죠?"
단순히 주고 받는 행위가 아닌 대련. 강하게 내려치는 힘에 반응해오는 검은 묵직하게 받아치지만 한 없이 규칙적이다. 반항적이고 도살적인 그의 검과는 달라. 변칙성따위 없이 정직하게만 검을 휘두르는 자식이 대체 무슨 목적으로 누님 앞에 나타난걸까. 그렇다고 내 생각을 비추지는 않는다. 혹, 내 앞에 있는 남자가 백발에 나른한 눈동자를 한 사람이었다면, 그 사람에게 휘둘려 답을 얻기도 전에 내 모든 것을 털어놓았을지도 모르지만 정직한 검에 모든 것을 털어놓을 멍청이는 없으니까.
" 누님의 행복을 짓밟는 짓은 이제 좀 그만하셨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 텐카이 상사. 양이지사 놈들과 대량의 무기를 밀거래 하고 있다는 혐의가 걸려 있어. 밀수해 온 무기를 지사놈들에게 비싼 값으로 팔고 있지... 그 놈은 암상인이라고....네 누나의 남편은 우리의 적이다!"
" 히지카타 씨. 양이지사 놈들이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건 우리들이 다 부숴버리면 그만 아니에요? 까짓거, 뭐가 그리 대단하다구요. 깨끗한거, 더러운 거 가리고 다니다간 장사를 어떻게 해먹을 수가 있다고 그러세요. 게다가 그 사람 인품이 어떤지 보셨잖아요. 그는 진심으로 누님을 사랑하고 있어요. 분명 행복하게.."
순식간에 짓쳐오는 목검에 검 끝에 목 끝을 겨낭하는 검을 바라보며 목검을 거뒀다 거뒀다. 당신이 주지 못했던 행복을 그는 줄 수 있는데, 당신이 떠나버린 이후로 아픔 속에 쌓여 살아가던 누님은 행복할 수 있는데. 너라는 자식은 그 행복마저 거둬가버린다고 하는데. 결국 애같이 봐달라고 하고나 있지. 어리니까. 어리광 좀 부려도 되는 거니까. 나는.
" 그 말은 나더러 봐달라는 말이냐."
" 어이쿠. 그럼 그말이 아니고 뭐랍니까?"
" 지금 그 말은 못 들은 걸로 해 두지. 그만하자."
하단으로 내렸던 검의 검 끝을 올려세우며 중단을 찌르듯이 들어가자 뒤돌아 나가던 그가 빠르게 반응을 내보이며 몸을 돌려왔다. 아직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단정짓고 가버리면 누님을 행복하게 해줄 수가 없잖아요. 히지카타 상.
" 아직 제 얘기는 안 끝났습니다!"
"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야! 그런 악당같은 놈이랑 살면세 네 누나가 행복할 거라고..."
아아. 결국은 히지카타 상도 누님을 여전히. 형씨랑 역시 비슷하네요. 약점도, 인연에 연연해하는 것도. 그렇다면 내 말도 들어주시겠죠. 형씨도 내 말을 들어줬으니까. 귀찮아하면서도 결국은 들어줬으니까. 이젠 히지카타씨가 그 단단한 등판이 되보란 말입니다.
" 오래 못 간단 말이에요... 이제... 얼마 살지도 못할 것 같다구요."
"......"
"이게 뭐냐구요. 옛날부터 나만 돌보면서 자기는 돌보지도 않으면서 혼기도 다 놓치고... 그러면서 이제야 행복해지나 싶더니만, 하다못해... 죽기 전에 한순간이라도.. 다른 사람처럼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봐달라고는 안 해요.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
" 히지카타 상. 누님이 계속 사랑하고 있었던 사람은 당신이란..."
" 어이, 내일 거래가 있어. 칼 갈아놔."
마음에 안들어. 저 놈은 항상 그랬지. 홀연히 나타나서는 나의 소중한 것들을... 전부 다 가로채가지.
" 히지카타!!!!"
강하게 내지른 검은 역시나 흔들린다. 쉴 새 없이 담금질해도 모자를 판에 턱 없이 흔들리는 검 끝은 강렬한 격통으로 돌아온다. 형씨와 닮았다면 적어도 한 번은 고려해줄 줄은 알았는데. 가만히 흐릿해지는 눈에 보이는 그림자에서 온풍이 불어온다. 더 없이 평온하고 따스한 기운이 흘러드는 것 같이. 아아, 형씨 왔어요.
" 소이치로군. 바보같잖아. 그럴 시간에 그렇게 울부짖는 누님 곁에 달라붙어 있었어야지. 쯧쯧. 긴상이 데리러 왔으니까. 그만 쉬어."
부탁합니다. 형씨. 나도, 누님도. 빌어먹을 히지카타도.
'sho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무긴] 아마도 영원히 (完) (0) | 2016.09.28 |
---|---|
[카무긴] 아마도 영원히 (4) (0) | 2016.09.25 |
[카무긴] 아마도 영원히 (3) (2) | 2016.09.17 |
[카무긴] 아마도 영원히 (2) (0) | 2016.09.16 |
[카무긴] 아마도 영원히 (1) (0) | 2016.09.12 |